홍삼 하면 금산을 먼저 떠올리는 분도 있지만, 전북 진안에는 아예 홍삼을 이름에 내건 대표 축제가 있습니다. 진안홍삼축제가 이곳에서 열리는 이유는 단순히 인삼을 많이 재배해서만은 아닙니다. 해발 300~400m 안팎의 고원 환경에서 자란 인삼, 오래된 재배 역사, 홍삼 가공산업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진안은 '홍삼의 고장'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왔습니다.
행사 기간 : 2026년 9월 18일(금)~9월 20일(일)
행사 지역 :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주요 행사장 : 마이산 북부 일원(진안군 진안읍 마이산로 160 일원)
주최·주관 : 진안군 / 진안홍삼축제추진위원회
※ 세부 일정과 프로그램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 진안에서 인삼이 유명해졌을까?
진안을 이해할 때 먼저 살펴볼 것이 '진안고원'입니다. 진안군은 산지가 많은 고원 지역으로, 진안군 자료에서는 이곳에서 재배되는 인삼의 특징을 해발 300m 이상의 청정 고원지대와 사양토에서 찾고 있습니다. 고랭지 특유의 기후와 큰 일교차도 진안 농산물의 특징을 만드는 조건입니다.
인삼은 아무 땅에서나 같은 품질로 자라는 작물이 아닙니다. 한 번 재배한 땅에서는 오랫동안 다시 재배하기 어려울 정도로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고, 여러 해 동안 한자리에서 자라기 때문에 재배지 선택도 중요합니다. 진안의 고원 환경은 오랜 기간 인삼 산지가 형성되는 자연적 바탕이 됐습니다.
그래서 진안홍삼축제에서 '진안'과 '홍삼'은 따로 떼어 보기 어렵습니다. 축제의 출발점에는 먼저 고원에서 인삼을 길러온 지역의 농업 환경이 있는 셈입니다.
진안 인삼은 언제부터 재배됐을까?
진안에는 인삼 재배의 시작을 설명하는 오래된 이야기도 전합니다. 진안군 자료에는 고려 말 또는 조선 건국 무렵 주천면 칠은리 일대에 숨어 살던 일곱 사람이 산삼 종자를 심어 재배했고, 이것이 주변 마을로 퍼졌다는 '칠은리 전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축제 홈페이지에서는 이를 백제삼의 최초 시배지와 관련된 이야기로 설명합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현대적인 재배 기록과 동일한 성격의 자료라기보다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유래로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산업의 흔적은 근대로 이어집니다. 공식 축제 자료에 따르면 1934년 용담산업조합이 설립되면서 진안 인삼 생산의 기반이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즉 진안 인삼은 어느 날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과 재배 전승, 근대 이후의 생산 기반이 겹치며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성장했습니다.
인삼 산지가 어떻게 '홍삼의 고장'이 됐을까?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인삼을 재배하는 지역이라면 '인삼축제'라고 해도 될 텐데 왜 진안은 '홍삼축제'라는 이름을 사용했을까요?
수삼을 그대로 판매하는 데 머물지 않고 가공산업을 키워온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인삼을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홍삼으로 만들면 농산물 생산에서 가공식품 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집니다. 진안에서는 홍삼 농축액·절편·분말 등 다양한 가공제품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역 차원의 품질 관리도 눈에 띕니다. 공식 축제 자료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홍삼제조 가공분야 식품명인이 진안에서 나왔으며, 홍삼연구소의 품질관리를 통과한 제품을 대상으로 군수가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2005년에는 진안이 홍삼특구로 지정되면서 '진안=홍삼'이라는 지역 브랜드를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진안에서 홍삼은 하나의 특산품을 넘어 재배 농가와 가공업, 판매업이 이어지는 지역 산업의 소재가 됐습니다. 축제 이름에 수삼이나 인삼이 아니라 '홍삼'이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홍삼은 어떻게 축제의 주인공이 됐을까?
진안홍삼축제는 이런 지역 기반 위에서 2013년 시작됐습니다. 진안의 대표 농특산물인 홍삼과 대표 관광자원인 마이산을 함께 알리는 축제로 출발했고,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습니다.
행사장이 마이산 북부에 마련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진안의 농업을 상징하는 홍삼과 진안의 풍경을 상징하는 마이산을 한 공간에서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입니다. 최근 축제에서는 홍삼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홍삼을 소재로 한 음식·체험·전시를 늘려 방문객이 홍삼을 보다 친근하게 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6년에도 진안홍삼명인교실, 홍삼한상, 홍삼깍두기 만들기, 홍삼을 활용한 먹거리와 주제관 등 홍삼을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됩니다. 건강식품 매장에서 보던 홍삼을 지역의 농업·음식·문화와 연결해 보여주는 것이 이 축제의 특징입니다.
축제 시기가 9~10월에 주로 잡혀온 점도 지역 농특산물 축제의 성격과 잘 어울립니다. 실제 역대 개최 기록을 보면 2016~2024년 축제가 주로 10월에 열렸고, 2023년과 2025~2026년에는 9월에 개최됐습니다. 가을의 마이산 관광과 진안의 농특산물을 함께 만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진안홍삼축제가 진안에서 열리는 이유를 따라가 보면 결국 하나의 홍삼 제품보다 훨씬 긴 이야기가 보입니다. 고원이라는 자연환경에서 인삼 재배가 이어졌고, 근대 이후 생산 기반과 홍삼 가공산업이 성장하면서 진안은 홍삼을 지역의 이름과 함께 내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마이산 아래에서 열리는 홍삼축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홍삼의 고장 진안'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행사인 셈입니다.
사실 확인에 사용한 주요 공식 자료
- 대한민국 구석구석 「진안홍삼축제」
- 진안홍삼축제 공식 홈페이지 「축제 개요·진안 홍삼이야기·역대홍삼축제」
- 진안군 문화관광 「진안홍삼축제·진안 특산품」
- 진안군청 「인삼의 특성·인삼의 재배·인삼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