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만드는 일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새벽에 일어나 작업을 시작하는 생활이 자연스럽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젊은 시절에는 밤늦게 잠들고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는 편이었습니다. 떡집 일을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생활 시간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떡 만드는 과정도 부분적으로 자동화되어 예전보다 편해졌습니다. 그러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손님에게 당일 만든 떡을 내놓으려면 반드시 이른 새벽부터 작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운영중인 가게 그림


1. 떡집 일을 시작하며 생활 시간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떡집 일을 시작하고 적응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밤늦게 자던 습관을 버리고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새벽에 알람이 울리면 몸이 무겁고 정신도 쉽게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겨울 새벽에는 밖이 캄캄하고 날씨까지 추워 일어나는 일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늦잠을 잔다고 작업을 미룰 수는 없었습니다. 손님이 떡을 찾으러 오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그전에 떡을 만들어 식히고 포장까지 마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약 주문이 많은 날에는 평소보다 더 일찍 작업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같은 시간에 일어나 일하다 보니 몸이 조금씩 적응했습니다.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크게 힘들지 않습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몸의 시간을 떡집에 맞게 바꾸어 놓은 것 같습니다.

2. 당일 만든 떡을 판매하려면 새벽 작업이 필요합니다

떡집에서 새벽 작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날 만든 떡을 손님에게 판매하기 위해서입니다. 떡은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음식입니다. 저희 떡집도 당일 생산과 당일 판매를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침에 떡을 내놓으려면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전날 준비한 주문을 확인하고 쌀과 쌀가루, 팥과 콩 같은 재료의 상태를 살펴봅니다. 떡의 종류에 맞춰 재료를 준비한 뒤 떡을 찌고 충분히 뜸을 들여야 합니다. 완성된 떡은 바로 포장하지 않고 적당히 식힌 다음 크기와 모양을 맞춰 포장합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전 6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그 시간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올 때는 이미 여러 시간의 작업이 끝난 뒤입니다. 새벽부터 서둘러야 아침에 갓 만든 떡을 진열하고 예약한 시간에 맞춰 주문을 건넬 수 있습니다.

3. 기계가 생겨도 사람의 손과 시간은 필요합니다

처음 떡 만드는 일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작업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해야 했던 과정 중 일부를 기계가 대신합니다. 무거운 재료를 다루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할 때도 예전보다 부담이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떡 만드는 일이 모두 편해진 것은 아닙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부분이 늘었어도 쌀가루의 수분 상태를 확인하고 떡이 제대로 익었는지 살피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날씨와 습도에 따라 쌀가루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늘 같은 방법만 고집할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기계가 작업 시간을 바꾸어 주지는 못합니다. 아침에 갓 만든 떡을 내놓으려면 기계가 있더라도 사람이 먼저 일어나 재료를 준비하고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부분적으로 자동화된 지금도 떡집의 불이 새벽부터 켜지는 이유입니다. 도구는 달라졌지만 이른 시간부터 움직여야 하는 떡집의 하루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4. 냉동 떡이 대신하기 어려운 갓 만든 떡의 맛이 있습니다

냉동 기술이 발달하면서 떡을 냉동 상태로 보관하고 유통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떡을 오래 보관하거나 먼 지역으로 보내야 할 때 냉동은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잘 냉동한 떡은 올바르게 해동하면 식감을 상당 부분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당일 만든 떡의 맛을 완전히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 시루에서 꺼낸 지 얼마 되지 않은 떡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고물과 떡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찰떡은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고 설기는 손으로 떼었을 때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떡을 만드는 사람은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갓 만든 떡과 시간이 지난 떡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새벽 작업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고된 일입니다. 다만 갓 만든 떡을 받아 든 손님이 맛있다고 말해 줄 때면 일찍 일어난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떡집이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관습 때문이 아닙니다. 그날 만든 가장 좋은 상태의 떡을 약속한 시간에 손님에게 건네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