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을 운영하다 보면 결혼식이나 돌잔치, 교회 행사, 회사 행사처럼 한꺼번에 많은 양의 떡이 필요한 단체 주문이 들어옵니다. 평소보다 주문량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재료만 넉넉하게 준비한다고 끝나는 일은 아닙니다.

어제 정말 오랜만에 큰 단체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결혼 답례떡으로 나눠줄 단호박설기 880개 주문이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떡을 한 상자에 구성하는 답례떡이 아니라 포장 떡 하나씩을 개별로 나눠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9시까지 교회로 배달해야 하는 주문이었습니다. 이런 주문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만들어야 하는가'보다 '정해진 시간까지 제대로 만들 수 있는가'입니다.

단체 주문은 수량이 많아질수록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아집니다. 그래서 주문을 받으면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재료와 제조 시간부터 하나씩 계산합니다.



1. 880개 주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쌀의 양부터 계산합니다

단체 주문을 받으면 먼저 전체 수량을 떡집에서 사용하는 작업 단위로 바꿔 계산합니다. 이번에 주문받은 단호박설기는 1되를 만들면 약 40개가 나옵니다. 따라서 880개를 만들려면 총 22되를 작업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시 필요한 쌀의 양을 계산합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기준으로 멥쌀은 물에 불리기 전 1.6kg을 1되로 잡습니다. 22되를 만들려면 1.6kg에 22를 곱해 약 35.2kg의 멥쌀이 필요합니다.

숫자로 보면 간단하지만 실제 작업은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필요한 양의 쌀을 준비하고 작업 시간에 맞춰 씻은 뒤 물에 불려야 합니다. 쌀만 준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단호박설기에 들어갈 단호박과 콩, 견과류 등의 부재료도 22되 분량에 맞게 미리 손질해 놓아야 합니다.

대량 주문은 작업을 시작한 뒤 재료가 부족하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주문을 받은 직후 전체 수량을 계산하고 필요한 쌀과 부재료가 충분한지 확인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2. 재료만큼 중요한 것이 떡을 만드는 시간 계산입니다

필요한 재료의 양을 계산했다면 다음으로 제조 시간을 따져봅니다. 떡은 쌀만 준비해 놓는다고 바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아닙니다. 쌀을 씻고 불리는 과정부터 시작해 쌀가루를 만들고, 각각의 부재료를 준비한 뒤 실제 떡을 찌는 과정까지 거쳐야 합니다.

이번처럼 22되나 되는 양은 한 번에 전부 찔 수 없습니다. 찜기로 작업할 수 있는 양에 맞춰 여러 차례 나누어 만들어야 합니다. 한 번 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여기에 떡이 완성됐다고 일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갓 나온 떡은 바로 포장할 수 없기 때문에 포장하기 적당한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이후 880개를 하나씩 개별 포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체 주문을 받을 때는 지금까지의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 수와 작업량을 함께 생각합니다. 쌀가루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 떡을 찌는 시간, 식히고 포장하는 시간까지 계산합니다. 오전 9시 배달이라면 모든 작업을 마치고 출발해야 하는 시간까지 거꾸로 따져 작업 시작 시간을 정합니다.


3. 답례떡은 만드는 것만큼 포장과 배달 준비도 중요합니다

단체 답례떡은 고객이 원하는 포장 방식에 따라서도 준비 과정이 달라집니다. 개별 포장만 필요한지, 별도의 스티커나 포장재가 필요한지, 어떤 크기의 박스를 사용할 것인지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880개 정도가 되면 포장에 필요한 시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떡 하나를 포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아 보여도 그 작업을 880번 반복하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포장이 끝난 떡을 박스에 나누어 담는 작업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포장지와 박스 수량도 미리 준비합니다.

포장이 끝났다면 마지막으로 배달 시간을 확인합니다. 이번 주문은 일요일 오전 9시까지 교회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가게에서 배달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고, 떡을 차량에 싣는 시간까지 고려해 출발 시간을 정합니다.

단체 주문은 떡을 맛있게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고객과 약속한 수량을 정확하게 준비하고, 원하는 포장 상태로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맞춰 전달하는 것까지가 하나의 주문입니다.


4. 떡 한 개를 만들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문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생각보다 준비 과정이 길고 손이 많이 갑니다. 재료를 씻고, 불리고, 다듬고, 익히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음식이 많습니다.

떡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에게 전달되는 포장 떡 하나만 보면 간단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개를 만들기 위해 쌀의 양을 계산하고, 쌀을 씻어 불리고, 부재료를 손질하고, 쌀가루를 만들어 떡을 찝니다. 이후 적당히 식혀 하나씩 포장하고 다시 박스에 담아야 합니다.

특히 단체 주문은 평소 하던 작업이라도 수량이 많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번 단호박설기 880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멥쌀만 약 35.2kg입니다. 여기에 단호박과 콩, 견과류 등의 부재료가 더해지고 880개의 개별 포장 작업까지 이어집니다.

우리 한식에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조리 방법과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떡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떡이라 할지라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고됩니다. 직접 떡을 만들다 보면 쌀을 불리는 것부터 찌고 식히고 포장하는 과정까지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번처럼 많은 양의 주문이 들어오면 평소에는 익숙하게 하던 일도 하나씩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필요한 쌀과 재료의 양부터 떡을 만드는 시간, 포장에 걸리는 시간, 배달을 위해 출발해야 하는 시간까지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하나라도 예상보다 늦어지면 뒤에 이어지는 작업도 함께 늦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체 주문을 준비하는 날은 평소보다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그래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준비한 떡을 모두 보내고 나면 그제야 마음이 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