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을 운영하다 보면 손님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재료는 전부 국산을 사용하시죠?”

아무래도 국산이라고 하면 좋은 재료, 수입산이라고 하면 그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재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가능하면 국산 재료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특히 떡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쌀은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지금도 국산 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입 쌀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떡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국산인 것은 아닙니다. 국산을 사용하는 것도 있고 미국산이나 중국산을 사용하는 것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떡을 만들면서 여러 재료를 직접 사용해 보니 한 가지는 분명했습니다. 국산과 수입산이라는 원산지만으로 재료의 품질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국산콩, 수입콩


국산과 수입산, 실제로는 품질과 가격을 함께 봅니다

최근 쌀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쌀뿐만 아니라 콩과 팥, 견과류 등 떡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 가격도 예전과 비교하면 부담이 커졌습니다.

그래도 쌀은 국산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떡의 맛과 식감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재료들은 조금 다릅니다. 실제 품질과 가격을 비교해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속청은 중국산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제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구입하는 기준에서는 국산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국산을 사용합니다.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면 굳이 수입산을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양대는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품질이 좋고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몬드와 건포도 역시 미국산을 사용합니다.

재료를 선택할 때 처음부터 국산과 수입산을 나눠 놓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비슷하다면 국산을 선택하고, 가격 차이가 크다면 품질까지 꼼꼼하게 비교해 결정합니다. 실제 떡을 만들어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중국산 농산물은 무조건 품질이 떨어질까

수입산 가운데 특히 중국산이라고 하면 좋지 않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저도 예전에는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료를 하나씩 직접 구입하고 사용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땅콩입니다. 국산 땅콩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가격 차이가 너무 커 부담이 됩니다. 그렇다고 가격만 보고 아무 제품이나 사용할 수는 없어 여러 제품을 알아봤고, 그 과정에서 품질이 괜찮은 중국산 땅콩을 찾게 됐습니다. 실제 떡에 사용해 본 뒤에도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농산물 재배 현장을 직접 보면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드넓은 농지에서 많은 양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고, 그중에는 품질이 좋은 농산물도 많습니다. 떡 제조업계에서도 실제 품질을 확인해 수입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산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품질이 좋지 않은 제품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국산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국산 농산물이라도 산지와 수확 시기, 보관 상태 등에 따라 품질 차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산이라서 나쁘다’ 또는 ‘국산이라서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기보다 직접 확인한 품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떡집에서 재료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맛입니다

떡집에서 재료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완성된 떡의 맛입니다.

떡은 재료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식감부터 달라지고, 콩이나 견과류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떡 전체의 맛까지 달라집니다.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떡은 그중 하나만 품질이 떨어져도 완성했을 때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아무리 가격이 저렴한 재료라도 떡 맛을 해친다면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가격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좋은 재료만 찾는다고 해서 원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재료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결국 떡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재료 선택의 기준은 그래서 단순합니다. 맛을 해치지 않는 품질은 기본이고, 그 안에서 가격까지 비교하는 것입니다.

가격 때문에 품질을 포기해서도 안 되지만, 원산지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품질 좋은 재료를 무조건 제외할 필요도 없습니다. 직접 만져보고, 맛을 보고, 떡을 만들어 본 뒤 판단하는 것이 제가 오랫동안 재료를 선택해 온 방법입니다.


재료값이 올라도 결국 오늘 만들 떡을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 시기에는 떡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아집니다.

국산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그대로 부담이 되고, 수입 재료는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양을 구입해도 가격이 올라갑니다. 운송비까지 오르면 원가는 더 높아집니다.

며칠 전 썼던 요즘 자영업이 힘든 이유’​에 관한 글도 결국 이런 현실과 연결됩니다. 가게에서 아끼고 노력한다고 해서 환율이나 국제 경제 상황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국산을 사용하고, 수입산을 사용해야 한다면 품질을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그리고 실제 떡을 만들어 맛과 식감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봅니다. 결국 손님에게 판매하는 것은 원산지 표시가 아니라 완성된 떡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재료라도 품질 때문에 떡의 맛을 해친다면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산이냐 수입산이냐를 따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떡을 만드는 사람에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좋은 재료인지, 그리고 그 재료로 맛있는 떡을 만들 수 있는지입니다.

재료값도 오르고 장사하기 쉽지 않은 시기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환율이나 국제 경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재료를 잘 골라 손님에게 내놓을 떡을 제대로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렇게 묵묵히 떡을 만듭니다.